'커뮤니티 비즈니스? 일반 커뮤니티와 확실히 구분하세요'

안녕하세요. 커뮤니티 빌더 여러분 스트래치드 입니다. 오늘은 커뮤니티를 뜨겁게 불태워본 빌더의 경험을 들어보는 스트래치드 인터뷰인데요. 이번주는 국내 최대 여성 스타트업 커뮤니티 '스여일삶'을 운영하시고, 현재는 동시에 멋쟁이 사자처럼의 커뮤니티 리드를 맡고 계신 김지영 빌더님을 모셨습니다. 커뮤니티를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아마 고민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커뮤니티 성장에 있어 질적/양적인 부분의 우선순위, 커뮤니티 빌더의 커리어 관리, 개인 커뮤니티와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정확히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는 지영님의 인사이트 넘치는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목차
• 커뮤니티를 리브랜딩하다
• 커뮤니티 질적인 성장 vs 양적인 성장
• 개인 커뮤니티에서 커뮤니티 비즈니스로
• 커뮤니티 빌더의 커리어 관리
• 세상에 넘치는 커뮤니티, One&Only 되는 법


커뮤니티 빌더들의 커뮤니티, 래치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뉴스레터 알림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내외 커뮤니티 관련 아티클&뉴스를 소개해드립니다.

래치드에 입장하시면 커뮤니티 운영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가장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어요!

👀 Today's 커뮤니티 빌더

커뮤니티를 리브랜딩하다

#스여일삶 #비버밸리 #브랜딩

스여일삶

스여일삶은 스타트업 여성들의 일과 삶이라는 의미로, 커뮤니티 멤버 약 6,600명, 뉴스레터 구독자 4,800명을 보유한 국내 최대 여성 중심 스타트업 커뮤니티입니다. 6년간의 운영 끝에 시즌을 마무리하고, 최근 비버밸리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리브랜딩해서 다시 찾아왔죠. 오늘은 이 비버밸리 커뮤니티를 직접 만들고 운영하신 대표이자, 멋쟁이 사자처럼에서 커뮤니티 팀을 리드하고 계신 김지영 빌더님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스여일삶 커뮤니티를 만드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2016년도에 스타트업 마케터로 일을 했었는데요. 당시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운영진으로 활동했었어요. 선배 창업가가 후배 창업가에게 밥을 사주는 컨셉이었는데요. 운영진을 하는 내내 여러 팀과 선배 창업가분을 만났는데 멘토 중에는 여성이 단 한 명도 없더라고요. 오로지 실무자만 있을 뿐이었죠. 스여일삶은 이런 고민에서 시작됐어요. 같은 씬에서 달려가면서 고민을 나누고 공감할 수 있는 여성들을 모으고 싶었죠. 그렇게 2017년 페이스북 그룹 ‘스여일삶’을 만들면서 커뮤니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최근 ‘비버밸리’로 리브랜딩 하셨는데, 가장 달라진 점은?

비버밸리

브랜드로의 확장성을 고려하고 리브랜딩을 하게 됐어요. 스여일삶을 운영하면서 계속 느꼈던 부분이기도 했는데요. 네이밍 자체가 저희 커뮤니티 브랜드의 가치나 성격을 100% 담기는 좀 어렵다고 생각했고요. 한번에 우리 커뮤니티가 어떤 커뮤니티인지 인식하게 하지 못하는 한계도 있었습니다. 어딜가나 “스여일삶은 스타트업 여성들의 일과 삶의 줄임말입니다”라고 설명해야 했죠. 발음 자체도 어렵다 보니 오타가 자주 났고요.

그래서 첫번째 시즌을 종료하고 좀 더 체계적으로 브랜드화하고자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저희가 커뮤니티로서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먼저 파악한 후 우리만의 아이덴티티를 녹여 일종의 세계관을 만들었죠. ‘비버밸리’는 자신의 일과 삶을 사랑하는 스타트업 비버들이 사는 커뮤니티예요. 우리의 세계관에 커뮤니티 멤버들이 함께 녹아들어 활동하면서 서로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죠. 또한 ‘밸리’라는 컨셉이 커뮤니티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기도 했고요.


커뮤니티 질적인 성장 vs 양적인 성장

#질적성장 #이벤트 #커뮤니티협업

스여일삶

질적인 성장이 더 중요하다 말씀해주셨어요. 이유는요?

커뮤니티의 성장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가장 많이 언급하는 기준이 바로 질적인 성장과 양적인 성장인데요.

커뮤니티를 처음 오픈하면 사람이 없는 게 당연합니다. 저희도 마찬가지였고요. 처음에는 제 주변 지인들 중 스타트업 종사자를 먼저 모았고, 지인이 지인을 초대하면서 자연스레 사람이 유입됐어요. 그러다 인원 수가 점점 늘면서 100명, 200명 규모로 커지게 됐고 다들 오프라인으로 만나서 대화를 나누고 싶어 했죠. 그래서 한 달에 한 번 정도 모임을 하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10명 모이던 모임이 점점 커져 나중에는 200~300명 규모가 됐습니다. 그 때 ‘아 우리가 정말 양적으로도 성장했구나’ 라는걸 느낄 수 있었죠.

하지만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저는 무조건 질적인 성장을 먼저 추구하라 말씀드릴 것 같아요. 질적인 성장에 집중하면 양적인 성장은 따라오게 되어있거든요. 멤버 수와 같은 지표보다는 어떤 사람들이 어떤 가치를 공유하는 커뮤니티가 될 것인가에 집중해야 합니다. 포지셔닝을 명확히 해야 하는 거죠. 때문에 저희는 초반부터 꾸준히 커뮤니티의 퀄리티를 조정했고, 자연스레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커뮤니티에 모이게 됐어요.

그 덕분에 나름 규모가 있는 기업이나 단체에서 꾸준히 협업/광고 제안이 들어왔었어요. 규모의 차이라기 보다는 그들이 봤을 때 저희 커뮤니티가 타깃에 적합하고, 그만큼의 가치나 효과가 있다고 판단했다 생각해요. 이렇게 뾰족한 타깃층을 세워 초반부터 관리한 게 저희 커뮤니티의 지속적 성장의 비결이죠. 핵심은 ‘찐팬’이라는거! 그 사람들에게 집중해서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경험을 선호하는지 꼭 체크해 봐야 합니다.

시도 해본 것 중 효과가 좋았던 방법이 있다면요?

질적인 성장을 위해 여러가지 시도를 해봤었는데요. 크게 2가지 측면에서 좀 예시를 들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첫번재는 신규 멤버 유입을 위해 시도했던 활동인데요.

다양한 행사_스여일삶

저희는 새로운 사람들이 올 수 있게 하는 채널로 이벤트를 많이 활용했어요. 코로나 전에는 오프라인 모임을 정말 많이 열었었고, 코로나가 터지고 나서는 하이브리드로 진행했습니다. 연말 행사나 스타트업계, 창업자들을 조명하는 행사 등 실제 사람들이 대면으로 만날 수 있는 자리를 최대한 많이 만들었죠. 이런 행사를 열어서 사람들을 모으고, 저희 커뮤니티를 접하게 한 다음 멤버로 유입시켰습니다.

직접적으로 커뮤니티를 홍보하기 보다는, 이런식으로 이벤트나, 콘텐츠 등 간접적인 방법으로 사람들을 유입시켰어요. 커뮤니티를 일방적으로 홍보한다고 해서 많이 유입되고, 또 잘 운영되는게 아니더라고요. 차라리 그 리소스로 어떻게 하면 커뮤니티를 잘 운영할지, 어떤 사람들을 코어 멤버로 가져갈지 고민하는게 더 도움이 됐습니다.

두번째는 유입된 사람들의 로열티를 높이는 활동인데요. 내가 가진 것만을 활용하는게 아니라, 커뮤니티 멤버와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무언가를 하는 거죠. 예를 들면 저는 커뮤니티 멤버들과 함께 ‘모각회’라는 모임을 개설했는데요. ‘모여서 각자 회고하기’ 라는 뜻으로, 한 달에 한 번 같이 모여서 회고록을 작성하는 모임이었죠. 그 중 노션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분이 계셨는데 모각회 전용으로 쓸 수 있는 노션 템플릿을 만들어 주셨어요. 그 템플릿을 활용해 회고하는 문화가 계속 이어져 아직도 매주 회고록 작성 모임이 열리고 있습니다.

스여일삶

포인트는 이거예요. 나 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멤버 분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적극 활용해서 같이 무언가를 만드는 경험을 해보는거죠. 참여자와 기획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파트너십을 최대한 많이 만들 수 있게요. 결국 커뮤니티에 계신 멤버 분들이 ‘이 커뮤니티는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또 사람들에게 내 가치를 전해주는 곳이야’라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하는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개인 커뮤니티에서 커뮤니티 비즈니스로

#커뮤니티 #비즈니스 #수익화

페이스북 커뮤니티 리더십 프로그램_스여일삶

커뮤니티 비즈니스로 확장하며 기억에 남는 모멘텀은?

2018년 페이스북 그룹을 메인으로 커뮤니티를 운영하던 시절, 페이스북 본사에서 커뮤니티 리더십 프로그램을 모집했는데요. 그 때 한국 대표로 선정이 됐어요. 전 세계 선발된 115개의 커뮤니티 중 한국 커뮤니티는 스여일삶이 유일했죠. 그 때 커뮤니티 관련 투자금이나, 교육 프로그램, 네트워킹 등 다양한 헤택을 지원받았어요. 외부로부터 처음 인정받은 순간이라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아요. 전 세계의 커뮤니티와 교류할 기회를 얻으면서 생각보다 다양한 수익화 방법을 가지고 각자의 비전을 실현해나가는 커뮤니티 빌더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커뮤니티로도 충분히 잘 살아갈 수 있다는걸 제 두 눈으로 확인한거죠. 이 때 ‘본격적으로 커뮤니티를 해보자’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제 커리어에 있어서 큰 변곡점이었죠. 퇴사를 하고 본업으로 뛰어 들게 됐으니까요.

힘들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바로 코로나 시기였죠. 저는 열 번 온라인으로 보는 것보다 한 번 오프라인으로 보는게 훨씬 강력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코로나 전에는 크고 작은 모임들을 꾸준히 진행했었어요. 하지만 코로나가 터지고 난 이후로는 모임을 열기가 어려웠죠. 지금 생각해보면 우산을 팔 생각만 하지 말고 날씨를 대비해 다른 방법을 찾아봤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긴 해요. 나중에는 대체제로 온라인을 선택하긴 했지만, 부족함을 더 확실히 느낀 계기가 됐죠.

언제 비즈니스로 확장해야겠다는 판단이 드셨나요?

비버밸리(스여일삶)의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는 바로 ‘멤버들이 잘 되게 도와줄 수 있는 커뮤니티’라는 것인데요. 사람들이 저희 커뮤니티에 들어와서 활동을 하면 무언가 이득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내 회사에 새로운 팀원을 채용하게 된다든지, 투자를 더 받는다든지, 아니면 제품이 더 잘 팔리게 된다든지 등이요. 멤버들로 하여금 비버밸리가 ‘자신의 회사 혹은 스스로에게 도움이 되는 커뮤니티’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었습니다.

실질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커뮤니티를 비즈니스로 확장해 좀 더 체계적인 도움을 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따라서 현재는 비버밸리 커뮤니티를 브랜드화 하고, 또 어떻게 수익화할 수 있을지 고민중에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분명 어려운 점이 있어요. 비버밸리는 애초에 비즈니스적으로 운영된 커뮤니티가 아니잖아요. 그러다 보니 비용이 발생하는 부분에 있어 커뮤니티 멤버분들이 거부감을 느낄 수 밖에 없어요. 변했다는 반응도 많았고요. 그래서 운영진은 커뮤니티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멤버들에게 더 만족스러운 경험을 줘야한다는 나름의 압박이 있었습니다. 무언가 하나 기획할 때도 훨씬 더 많이 고민하게 됐고요.

지금까지는 주로 컨퍼런스나 오프라인 행사 기반으로 수익화를 해왔어요. 행사의 경우 예산의 일부를 펀딩받기도 하고, 혹은 케이터링이나 대관 등의 지원을 받기도 하는데요. 후원을 받더라도 최대한 우리 커뮤니티의 가치와 행사의 본질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런 외부 펀딩의 경우에는 자칫하면 행사의 방향이 엉뚱하게 흘러갈 수 있기 때문이죠. 이 행사를 여는 목적이 무엇이고, 우리 커뮤니티 멤버들은 어떤 것을 원할지 끊임없이 상기했습니다.


커뮤니티 빌더의 커리어 관리

#제너럴리스트 #멋쟁이사자처럼

현재 멋쟁이 사자처럼 커뮤니티를 동시에 리드하고 계십니다.

네 맞아요. 멋쟁이 사자처럼은 2013년에 시작되어 연간 2,000명의 학생들이 활동하는 약 60여개의 대학 스터디 동아리에서 발전한 회사인데요. 최근 커뮤니티 전담 팀이 생기면서 제가 리드로 합류하게 됐습니다. 회사 측에서는 아무래도 동아리가 회사의 레거시이기 때문에 고유 가치를 계속 유지하고 싶어하지만, 좀 더 체계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중에 있어요. 커뮤니티 헤리티지를 살리면서 시스템적으로 잘 돌릴 수 있는 방법을요.

멋쟁이 사차저럼 강연_김지영님 발표자료

그래서 요즘은 어떻게 하면 대학 동아리 활동에서 좀 더 발전시켜 로열티 높은 활동을 하게 할 수 있을지. 이를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할지를 좀 집중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8월 18일에는 전국 대학생들이 모이는 오프라인 해커톤을 열기도 했어요. 아무래도 저희 회사에서 교육 사업을 동시에 하고 있다보니, 여기서 배출되는 수료생도 마찬가지로 커뮤니티로 묶어 지속 가능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게 목표입니다.

또 멋쟁이 사자처럼에 개발자가 많다보니, 창업하는 비율이 꽤 높거든요. 그래서 정말 단순 배우고 끝이 아니라, 이 사람들이 실제로 창업할 수 있도록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아이디어 차원의 제안이 아니라 어떤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중입니다. 교육 사업부와 붙어서 수강생 분들의 특성을 좀 파악하고, 취직 그룹과 창업 그룹을 관리하려고 해요. 투자나 창업 지원도 고려중이고요. 교육 과정 수료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그 사람들의 커리어에 있어 어떤 임팩트를 줄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면서 베네핏을 설계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커뮤니티 특성마다 다를텐데, 이전 경험이 도움이 됐나요?

무조건이죠. 가장 좋은건 아무래도 바닥부터 커뮤니티를 빌딩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현재 멋쟁이 사자처럼에서도 문제점이 발생하면 빠르게 이해할 수 있다는게 큰 장점인 것 같아요. 또 커뮤니티에 ‘이런걸 시도해보면 좋겠다’라는 아이디어가 나오면 사실 이미 거의 다 경험해본 것들이라 바로 파악하고 실행할 수 있기도 하고요.

저도 사실 얼마 전까지 같은 고민을 했던 입장이었어요. 지금 이 커뮤니티를 운영하는게 과연 내 커리어적으로 얼마나 도움이 될까 라는 고민을 계속 했었죠. 사실 커뮤니티 빌더라는게 너무 제너럴리스트같은 느낌이 있잖아요. 행사 기획부터 커뮤니케이션, 홍보, 세일즈, 콘텐츠 제작 등 되게 다양한 일을 하니까요.

커뮤니티 매니저 직무 R&R_김지영님 자료

그래서 처음에는 애매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모든걸 ‘커뮤니티’라는 키워드로 엮어내는 순간 결국에는 스페셜티가 되더라고요. 저도 같은 고민을 하다가 그동안 쌓은 인사이트로 저만의 스페셜티를 만들었고, 결국 커뮤니티가 중요한 회사나 혹은 커뮤니티로 비즈니스를 확장하려는 회사에서 커뮤니티를 리드할 수 있게 됐어요. 현재는 모든 경험이 쌓이고 보면 나중에 정말 큰 힘이 될 것 이라는걸 믿어 의심치 않게 됐어요. 그러니 커뮤니티를 사랑한다면 좀 더 밀고 나가보시길 추천드릴게요. 아마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어 있으실겁니다.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깊이 있게 다양한 경험을 해봤다면, 내 경험을 가치있게 쓰고 알아봐줄 곳이 분명 나타납니다.


세상에 넘치는 커뮤니티, One&Only 되는 법

#스토리 #수익모델 #WHY

커뮤니티와 커뮤니티 비즈니스 비교_김지영님 자료

개인 커뮤니티 = 내 이야기로 시작해라

커뮤니티에서 가장 중요한 건 먼저 개인(일반) 커뮤니티와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구분하는거예요. 어떤 유형이냐에 따라 접근법을 완전 다르게 가져가야 하죠.

먼저 개인 커뮤니티를 운영하길 원한다면 내 이야기에서 시작하는게 가장 좋다고 생각해요. 내 아이덴티티를 먼저 파악하고, 그 중에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했을 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주제가 무엇일지 고민하는거죠.

보통은 재미를 느끼는 취미 같이 관심사를 기반으로 시작되는 것 같아요. 저처럼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여성을 위하는 마음, 혹은 창업이라는 주제나 지역, 정체성, 취향 등 여러 선택지가 있겠죠. 어찌되었건 내가 가장 진심인 부분에서 커뮤니티를 시작해야 사람들이 봤을 때도 설득력있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내가 창업을 해보지 않았는데 창업 커뮤니티를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결국 내 경험에서, 내가 진심인 부분에서 커뮤니티는 시작되는게 맞다고 봅니다. 나로부터 출발할 때 커뮤니티는 가장 뾰족해지기도 하고요. 그래서 나만의 WHY를 찾는게 중요합니다.

근데 여기서 문제. 만약 내가 갖고 있는 아이덴티티 중 어떤 것에 사람들이 반응할지 잘 모르겠다는 분들이 있어요. 그럼 간단하게 먼저 시도해보시는걸 추천드려요. 래치드 같은 툴을 사용하셔도 되고, 카톡방이나 네이버 카페 등 여러가지 가볍게 시작해볼 수 있는 방법은 많잖아요. 내가 가장 편하게 느끼는 툴을 사용해 작게라도 시도해보면 알 수 있게 됩니다. 내가 만약 독서 커뮤니티를 만들었는데 막상 운영을 해보니 재미가 없을 수도 있고, 내가 책 읽는걸 멈추게 될 수도 있는거죠. 그럼 독서는 내가 커뮤니티를 만들만큼의 WHY는 아니었던 겁니다. 이렇게 하나 둘 씩 시도해보면서 내 아이덴티티 중 사람들이 많이 공감할 만한 주제를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커뮤니티 비즈니스 = 팀의 강점 + 사람들의 지불 의사/범위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또 완전 달라요. 커뮤니티 비즈니스라는건 결국 1차적으로 수익이 발생해야 하고, 2차적으로는 수익이 남을 수 있는지, 혹은 팀원들에게 나눠줄 수 있는 수준이 되는지를 고려해야 하죠. 따라서 이 커뮤니티가 어떻게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을지 빠르게 파악해보는게 중요해요.

커뮤니티의 비즈니스 모델 예시_김지영님 자료

만약 행사를 수익모델로 삼을 계획이라면 티켓 이외의 부수입을 모을 수 있는 방법, 혹은 B2B로 할 수 있을 만한 포인트는 무엇이 있을 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홍보 협찬사 모집이나 굿즈 판매, 광고 사업 등이 될 수 있죠. 만약 100명이 오는 행사를 목표로 한다면, 협찬사도 한번 찾아보고, 반기별 분기별 수익을 예상/비교해보세요. 그러면서 어떤 방향으로 커뮤니티를 운영해야할지 쪼개어 내려가다 보면 먹고 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대충 각이 나와요. 이렇게 탑다운 방법으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지불 의사나 지불 범위예요. 아무리 광고로 돈을 벌고 싶다고 해도, 그 산업군에 정해진 가격이 있으면 그 이상 받기는 어렵거든요. 예를 들어 출판과 관련된 커뮤니티라서 출판 광고를 받는다고 하면, 출판업계 광고비의 마지노선까지만 돈을 받을 수 있잖아요. 그게 얼만지 미리 파악을 해봐야 합니다. 산업군에 따라 금액 단위가 아예 달라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돈을 낼만한 사람들의 ‘지불 의사’를 사전에 파악하고, 얼마까지 줄 수 있는지 ‘지불 범위’까지도 알아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월 5천원만 받고 가볍게 참여할 수 있는 창업가들의 커뮤니티 멤버십을 만들 수 도 있는거고, 혹은 1,000만원짜리 프라이빗한 자산가 멤버십을 만들 수도 있는거예요. 결국 우리 커뮤니티 팀의 강점을 파악해 잘 운영할 수 있는 방향을 설정하고, 사람들의 지불 의사와 범위를 파악해 비즈니스로 확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영님의 WHY는 무엇인가요?

제가 커뮤니티를 하는 이유는 결국 운영하면서 멤버들과 함게 성장하는걸 느끼기 때문이에요. 저는 사람들이 잘 되는 모습을 보는게 그렇게 좋더라고요. 비버밸리에서도 같이 활동하던 멤버들이 창업을 하거나, 취직/이직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뿌듯하고 그 자체로 원동력이 돼요.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저 또한 자극을 받고 열심히 사는 사람이 됐습니다. 멋쟁이 사자처럼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사람들이 저희 회사에서 교육을 들은 이상 그들이 진짜 잘 되었으면 좋겠는 마음이 큽니다. 그들의 커리어가 날아다녔으면 좋겠어요. (웃음) 이렇게 같이 성장하는 즐거움 때문에 계속 커뮤니티를 운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이 되면 좋겠어요.


👀 마지막 한 마디

TO.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커뮤니티가 됐건, 회사가 됐건, 브랜드가 됐건 이 자체를 본인과 동일시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 경우 물론 장점은 열심히 하게 되고, 내 에너지로 커버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다는 것인데요. 문제는 내가 진짜 지친 상황에서, 예를 들면 개인적인 문제가 생기는 경우에는 정말 큰 마이너스 요소가 됩니다.

따라서 스스로 적당히 커뮤니티와 나를 분리하는 연습이 필요하고요. 대외적으로도 그렇게 보이는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만약 커뮤니티 멤버가 봤을 때 ‘누가 봐도 OOO 혼자 운영하는 커뮤니티네’가 되지 않도록요. 캐릭터를 설정하든, 기수제로 운영을 하든, 운영진을 두던지 간에 스스로 커뮤니티에 매몰되지 않을 방법을 미리 고민하고 찾으면 좋을 것 같아요. 이게 장기적으로 커뮤니티를 운영하기 위해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칠 때 밸런스를 맞추는 지영님만의 방법이 있다면?

평소 자기 상태를 잘 체크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앞에서 설명한대로 내가 아무리 Born to be Giver에다가 사람들과 함께 하는걸 좋아한다 해도 운영을 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지칠 때가 생겨요. 가끔 말도 안되는 요구를 하는 분들도 있고요. 이런 상황에서 ‘그런 일이 있을 수도 있지’하고 그냥 넘기는게 아니라, 그로 인해 내게 발생하는 타격들을 평소에 좀 센싱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내 상태를 체크해야 해요. 그러다가 내 상태가 악화된다고 느껴지면 스스로 본인의 상태를 멈추고 리프레시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죠.

근데 단순히 그냥 휴가 가서 쉬는게 아니라, 커뮤니티에 솔직하게 오픈을 해야해요. 만약 쉬러 간다고 하더라도 커뮤니티 특성상 손에서 놓기가 어렵거든요. 차라리 이럴 때는 솔직하게 멤버들에게 상황을 오픈하고 쉬고 온다고 말하는게 좋아요. ‘1년 동안 열심히 하다보니 지쳐서 1~2주 정도 쉬려고 한다~’ 이런 식으로 대놓고 오픈하는거죠. 이렇게 하면 스스로를 갉아먹지 않으면서 쉴 때 어떻게 회복하는게 좋은지 파악하는게 한층 수월해져요.

또 내가 지친 부분이 뭔지 정확히 파악하고, 그 부분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좋아요. 예를 들면 내가 계속 해서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주최해 지치게 됐다면 반대로 다른 커뮤니티에 가입해 활동해보는거죠. 제 경우에는 모임을 하도 많이 열어서 가끔 지칠 때가 있었는데, 쉬면서 다른 사람이 주최하는 모임에 가보니 리프레시가 되더라고요. 이렇게 본인의 상태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는 전환 장치를 찾으면 가장 좋을 것 같아요. 어쨌든 우리는 계속 커뮤니티를 끌고 나가야 하는 빌더니까요 :)